[에세이] 몇 년 동안 하지 않았던 바이올린을 잡아보기

글 입력 2024.09.15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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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마지막 방학을 보내던 지난 여름, 현악 동아리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지막 학기에 새로운 동아리에 입부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큰 도전이기도 했다. 취업 준비라거나 학점을 위해서 이미 하고 있던 동아리를 퇴부하는 경우가 주변에 대부분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이 아니라면 앞으로 평생동안 바이올린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마지막 기회를 잘 활용해 보고자 동아리에 입부에서 바이올린 연습을 하고 있다.

 

바이올린은 나에게 어릴 적 했던 유일하게 배웠던 악기였고, 바이올린에 대해서는 항상 좋은 기억만 남아있어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이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점점 크면서 바이올린 연습을 자주 하지 못하고, 연주하는 일이 줄어들면서 그저 마음 한구석에 바이올린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그렇게 약 8년 만에 바이올린을 잡아 연주하기 시작했다. 8년 동안 항상 시간이 생길 때마다 '이번에는 바이올린 연습해야지'라는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아서 스스로에게 실망했던 적이 많이 있었다.

 

무엇보다 동기가 없어서 쉽게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혼자 연주를 하게 되면 상대방과의 합을 맞추는 연습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나중에 더 연습해야지 하면서 미루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바이올린을 조금 더 열심히 하고, 조금 더 잘 해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동아리에 입부하게 되었다. 나 스스로 실수하지 않고 잘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합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다른 파트의 사람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연주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귀를 열고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다른 누군가와 합주를 해보는 경험이 적어서 어색하긴 했지만, 다양한 파트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웅장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즐거웠다.

 

이제 3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합주를 하고 연습했는데 동아리에 입부하기 전에 했던 걱정보다는 기대와 설렘이 더 가득하게 연습을 하고 있다.

 

과거에 했던 일을 한동안 손을 놓고 있다가 몇 년 만에 잡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다시 제대로 시작하기 전에는 기대와 떨림,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지만 정작 시작하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라는 점,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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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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