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O,X가 아니라 세모여도 괜찮아!

글 입력 2024.09.16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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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빠르게 흘렀다.

 

엄마 환갑 기념 다녀온 여행기를 쓸까 아니면 이런 글을 쓸까, 저런 글을 쓸까 여러가지를 고민하다보 면 마감이 다가온다. 정말 쓰고 싶은 글을 써야 막힘없이 글을 쓰는데 그게 아니라면 글쓰기가 어렵기에 달마다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걸 찾는 것 부터 시작이다.


요즘 자아를 탐구하고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이거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숨 쉬듯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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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뭐든 o, x가 강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세모는 애매하고 어중간해 보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격, 내가 좋아하는 것, 나를 만들어가는 것들이 명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 기준으로 나를 끼워 맞추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솔직히 충격이었다. 나는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진짜 생각을 본 느낌이었다. 나에게 어떤 세모인 부분 있으면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저 애매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있으니 좋은 점 보단 부족하고 세모인 점을 어떻게 o, x로 확실하게 바꾸지?라는 고민을 했다.

 

그런데 요 근래, 세모를 존중하는 마음이 생겼다. 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보는 눈이 생겼다. 세모가 나쁜 건 아닌데 왜 나는 이걸 부족하고 못나다고 생각했는지 잘 모르겠다. 이런 마음이 들어오니 타이밍 좋게 찾아온 추석 연휴 나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리고 세모인 내 모습을 인정하는 것이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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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아간다는 것은 끝도 없다. 그리고 나는 계속 변한다.

 

예전에는 나의 애매함이 싫었다. o, x가 분명한 부분은 더 돋보이게 하려고 애썼다. 그러면서 세모가 개성이 없다고만 생각했다. 그 애씀이 사실 내 삶은 스스로 피곤하게 만들고 있었다.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모두는 지구상에 하나뿐인 존재이고 유일무이한 존재다.  꼭 o, x가 아니어도 괜찮다. 세모도 나의 취향이다. 그걸 인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

 

나를 사랑하자. 이 문장을 봤을 때 '엥? 난 이미 날 사랑하는데;;;?'라며 나에 대해 자신만만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나에 대해 인정하고 보니 나를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 곱씹게 된다. 나의 세모를 인정하는 것, 내 존재 자체를 믿고 지지해주는 것. 스스로를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나를 지키는 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 대해 말하는 글은 때로는 민망하다. 솔직함이 부끄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기록해 본다. 처음 에세이를 쓸 때까지만 해도 부담이 컸다. 그리고 사실 지금도 매달 무슨 글을 써야 할까 고민이 많다. 하지만 고민하다 보면 이렇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쓸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다음달에는 어떤 글을 쓸지 다음 달의 나에게 맡기며 기대감을 갖고 한 달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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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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