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난 뛰어들 준비가 됐어 [음악]

여러분의 시작을 응원합니다
글 입력 2024.09.1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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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서 무서워"라는 나의 말에 엄마는 이렇게 대답했다. "서영아, 20대는 20km의 속도로 시간이 흐르고, 40대는 40km로, 60대는 60km로 흐른대. 엄마는 너보다 얼마나 더 시간이 빠르다고 느끼고 있을까."

 

엄마의 말에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됐다. '내가 유별나게 시간의 흐름에 예민한 게 아니구나' 하며.

 

벌써 9월이다.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9월 16일이며, 이미 9월의 반이 지나가 있다. 개강을 맞이하는 대학생들에게 9월은 시작의 계절이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개강을 맞이하는 고학번인 내게 이번 9월은 유독 특별하다.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느낌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들과 도전해야 하는 일들이 이전보다 더 빠른 주기로, 자주 찾아오는 느낌이라고 설명해본다. 선택을 내릴 때마다, 새로운 시작에 두려움이 따라올 때마다 듣는 노래가 몇 곡 있다.

 

오늘은 그 중 가장 아끼는 두 곡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01. 하이웨이 - 하현상


 

지난해 9월 말, 엄마 아빠와의 유럽 여행을 마치고 혼자 크라쿠프행 비행기에 올랐다. 헤어질 생각에, 여행 내내 울컥하는 순간들이 많았지만, 보딩 전까지는 무사히 참아냈다.

 

하지만 엄마 아빠와의 마지막 포옹 앞에서 나의 의지는 너무나 쉽게 무너졌다. 다시 그때 그 순간으로 들어가도, 웃으며 씩씩하게 들어가지 못할 것 같다. 두 번째 헤어질 때도 인천 공항에서 눈물을 또르륵 흘린 것을 보면, 헤어짐에 의연해지기란 쉽지 않다.

 

떠밀려 가는 유학이 아닌, 오히려 내가 더 꿈꿔왔던 유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으로 걱정과 두려움이 몰려왔다. 나는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은 크라쿠프 비행 동안, 하현상의 calibrate 앨범을 주문처럼 들었다.

 

 

 

 

도입부부터 힘차게 달리는 하이웨이, 수줍은 설렘이 함께 담겨 있는 이 곡은 단연 청춘에게 가장 어울리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용기를 얻고 싶을 때면, 습관처럼 하이웨이를 듣는다. 덕분에 매번 나의 걱정과 두려움은 설렘과 자신감으로 막을 내렸다.

 

'그만둬버릴까, 잘못된 선택을 한 것 같다' 라는 포기와 후회가 어리광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하이웨이는 그런 우리를 이해해 준다. 하지만, 이제는 어리광을 부리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응원한다. '소원을 빌거나, 바람을 하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요행을 "더는 믿지 않을 나이니까"를 통해 우리를 잡아준다. 여기서 나이니까는 Age의 나이가 될 수도, Me의 나가 될 수도 있다. 어쩌면 비관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구절은 우리를 닮아있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길인지 의심이 되는 날들이 있다. 내가 한 선택이 이후에 긍정적인 결과로 귀결될까하는 의심이 되는 날들이 있다. 하현상은 멀리 달리다 보면, 그래도 전보다 나을 거라며, 우리를 응원한다.

 

행동한 우리는, 움직이지 않았던 과거의 우리보다 어떤 면에서든 우리는 한층 더 성장해있을 것이다. 나의 작은 행동들이 모이고 모여 나를 완성한다는 걸 잊지 말자.

 

 

멀리 달리다 보면 어딘가 여긴

그래도 전보단 나을 테니까

달리다 보면 어딘가 여긴

그래도 전보다 나을 테니까

 

- 하이웨이, 하현상 중

 

 

 

02. Dive - Olivia Dean


  

 

 

지난봄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혼자 해외여행'을 실천했다. 나를 시험해 보고 싶었던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고, 유럽살이 동안 내가 얼마나 용감해졌는지 확인해 보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혼자 독일 베를린을 여행했다.

 

온전히 나와 함께한 3일 동안, 생각에 생각에 생각을 물다 보니 우울함에 사로잡힌 순간들도 분명 있었으며,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성향임에도 잠깐 동안 호텔에서 공허함을 느꼈던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결국엔 잘 해냈다. 여행 내내 좋은 기억으로 남을 거란 확신을 가졌고, 당연하게도 여전히 멋졌던 나의 날로 기억되고 있다.

 

앞으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거란 용기를 얻은 독일 여행 중 가장 많이 들었던 앨범이 있다. Olivia Dean의 Messy.

 

떠나는 날, 비행기 탑승 직전에 후련함과 뿌듯함을 동시에 느꼈던 Dive. 부드럽지만 단단한 Olivia Dean의 목소리와 사랑스러운 가사는 우리를 단숨에 행복하게 만든다. "네게 뛰어들 준비가 됐어"를, "나에게 뛰어들 준비가 됐어"로 바꿔 듣는다면, 삶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나의 삶에 빠져, 순간들을 마음껏 유영하며 살아가자.

 

 

And I'm ready to dive

'Cause the water's warm

And nothing wrong, it's alright, yeah

난 네게 뛰어들 준비가 됐어

물 속은 따뜻하니까

괜찮을 거야, 걱정마

 

I'm ready to dive

Diving into you, diving into me

Wanna swim good and i wanna swim deep

난 네게 뛰어들 준비가 됐어

내게 뛰어드는 너에게, 나도 뛰어들래

그 안에서 헤엄치고 싶어, 깊이 빠지고 싶어

 

- Dive, Olivia Dean 중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의 모든 선택과 시작을 응원합니다.

 

 

[최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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