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나, 너, 우리를 위한 가족치료

가족치료 시리즈 에세이, 셀프 큐레이션
글 입력 2024.09.18 18:3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벌써 2년 전이다. 인간발달과 심리를 다루는 아동가족학 전공자로서 일말의 사명감을 가지고 에세이 시리즈 '정상가족은 없다'를 연재한 지. 가족 안에서 느끼는 고민과 갈등의 다양성을 진솔하게 나누고자 해당 시리즈를 만들었고, 5가지 가족치료 이론과 실제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사회, 기술, 트렌드가 너무도 빠르게 바뀌는 세상. 쉽고 빠르게 모든 것을 소비할 수 있고 덩달아 버릴 수도 있는 시대.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만큼은 있다. 바로 내 삶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이자 단위인, 가족이다.

 

개인의 심리 상담을 넘어서 가족 단위의 치료와 치유가 필요하다는 것은 요즘 들어 수면 위로 더욱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정신과 의사와 심리 전문가가 총 출동해 한 가정이 겪는 문제를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담과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때로 방송이 보여주는 면은 지나치게 자극적일 때가 많아서 내 일상에 꼭 맞는 지침서가 되긴 어렵다.

 

'정상가족은 없다'는 사람과 관계를 맺는 모든 사람을 위해 쓴 에세이 시리즈다. 사람들이 호소하는 문제는 대부분 사회적인 동시에 개인적인 관계에 관한 것인데, 그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과 틀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기준과 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가족치료'가 있다. 가족치료는 하나의 체계인 가족 안에서의 상호 교류 패턴에 개입하여 가족구성원, 즉 개인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도록 추구하는 접근법을 지닌다.

 

셀프 큐레이션을 통해 2년 전의 에세이 시리즈를 다시 한 글에 묶어내며, 다시금 가족치료의 의미와 중요성을 더 널리 알리고 싶다.

 

 

 

1) 가족치료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1화 정상가족은 없다>

 

결국 문제의 원인은 독립적인 한 개인, 한 사건이 아니라 순환적으로 돌고 도는 것이다. 실제로 가족관계에서 각 구성원의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순환적인 관계망'을 형성한다.

 

 

시리즈의 시작을 열었던 1화에서는 가족의 정의에 대한 변화를 시작으로 가족생태학적 관점에서 가족을 이야기하고, 현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다양한 가족 형태가 등장하고 확장되는지 소개했다.

 

또한 가족치료의 개념과 접근법을 개인 내면의 병리보다는 타인과 접한 다른 관계에서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두고 개인을 바라보는 것으로 정의했다. 즉 가족치료가 한 사람의 내면과 심리에만 집중하는 한계를 넘어 가족 내에서 문제가 이뤄지는 패턴 자체를 역기능적으로 본다는 핵심 축을 설명했다.

 

 

 

2) 다세대 정서중심 가족치료 : 자아분화 



 

<2화 당신의 자아분화, 안녕하신가요?>

 

보웬은 다세대에 걸친 대가족을 하나의 체계로 보고, 핵가족을 그 체계의 하위체계로 생각했다. 어떤 세대에서 자기 분화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것은 반드시 다음 세대로 투사되어 다음 세대의 미분화 정도를 심하게 한다. 예컨대 자아분화 수준이 낮은 부모가 자신의 내적갈등과 상처를 자녀에게 투사한다면, 그 자녀 또한 낮은 자아분화 수준을 지닐 것이다.

 

 

2화부터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가족치료 이론을 소개한다. 첫번째 이론은 보웬의 다세대 정서중심 가족치료다. 해당 이론은 나를 넘어 부모님, 조부모님, 혹은 그 이상의 가족 줄기까지 타고 올라가 가족 역사와 뿌리를 통째로 성찰해볼 수 있는 매력이 상당하다. 가족 관계에서 세대 간 걸쳐 타고 내려오는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더 심화되는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자아분화는 타인과 나의 간격을 안전거리만큼 확보하는 데 가장 필수적이다. 만약 자아분화가 낮다면 끊임없이 타인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받고 내 삶의 키를 타인에게 맡기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심하면 그것이 세대 간 반복될 수 있다. 반면 자아분화의 수준을 점점 높이게 된다면, 나와 타인을 존중하는 동시에 분명한 경계선을 만들어낼 수 있다. 즉 내 삶을 보호하는 안전선을 확보하는 것이다.

 

 

 

3) 정신역동적 가족치료 : 무의식의 구속에서 해방하기


 

team-4529717_1280.jpg

 

 

<3화 드디어 내면아이와 만나는 시간>

 

대부분의 유해한 결과들은 슬퍼했어야만 했던 것을 미처 슬퍼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해결된 채 남아 있는 욕구들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즉 표현되었어야 할 감정들이 한 번도 표출되지 못했던 것이다.

 


정신역동적 가족치료는 과거 무의식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들을 제안한다. 과거에 얻은 상처와 부정적 정서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면, 미해결된 내적 갈등을 새로운 타인과의 관계에서 투사할 수 있다. 의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욕구나 감정들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속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심리기제가 발동될 가능성도 있다. 즉 방어기제다.

 

건강한 관계를 위협하는 투사는 타인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한다. 정신역동적 가족치료는 과거에서부터 이어지는 현재까지의 갈등의 뿌리를 온전히 발견하도록 유도한다. 무의식을 억압하지 않고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도록 도운다. 이를 통해 정서적으로 굶주린 아이를 바라보게 하고,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살펴보는 것을 장려한다.

 

 

 

4) 인지행동 가족치료 : 사고와 행동을 변화시키기



 

<4화 인지와 행동, 합리적 친구가 되기를>

 

인지에 대해 알면 알수록 얻는 깨달음은 "부정적 사고는 습관"이라는 것이다. 생각을 하는 방식이 문제해결의 정중앙에 있다. (중략) 부정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그 이유를 극단적으로 결론짓고, 이것이 반복되면 반사적으로 우울한 감정을 겪는 것이다.

 


인지행동 가족치료는 '인지'와 '행동'의 변화를 모두 추구하며 부정적 사고의 습관에서 벗어나고, 문제 행동을 수정하고 바람직한 행동을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지, 눈에 보이는 행동을 함께 변화하면 의사소통 패턴이 달라질 수 있다.


인지 치료에서는 비합리적 신념을 논박하는 방법을 활용하여 현실적이고 선택의 여지가 있는 신념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끈다. 내담자의 언어를 변화시키고, 인지적 과제를 부여하여 관계와 현상에 대한 색안경을 벗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행동치료는 인지의 변화를 뒷받침해주며 변화를 위한 계약을 맺는 계기를 마련한다. 가장 기초적인 방법부터는 상대가 싫어하는 행동을 줄이는 것에서, 원하는 행동은 더 많이 하기. 혹은 심리적 거부감이 적은 상황부터 상상하여 거부감이 높은 강도까지 단계적으로 행동 변화를 연습해보는 것들이 있다.

 

 

 

5) 해결중심 가족 치료 : 나는 이미 내 문제의 전문가


 

 

<5화 작은 변화는 눈덩이처럼 뭉쳐서 큰 변화를 일으킨다>

 

해결중심 가족치료사들은 과거의 잘못이나 실패를 샅샅이 꺼내어 복잡하게 분석을 하기보다 내담자의 장점이나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둔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 대신에 해야 하는 것을 더 많이 하도록 집중한다.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우선이다. 어떤 행동이 더해졌을 때 관계가 회복될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해결중심 가족치료는 목적지향적인 성격을 띈다. 경제성과 효율성이 입증된 이 치료는 비규범적이고 탈이론적이다. 이미 내담자는 스스로 자신의 문제에 전문가라는 관점을 가진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세움으로써 실제 행동과 관계 양상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배우자와 외식하기', '한 달에 두 번 이상 부모님께 안부 전화 드리기' 등의 변화 행동을 시작해 볼 수 있다.

 

해결중심 치료는 예외질문, 기적 질문, 관계성 질문, 척도 질문 등 해결지향적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자신의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끌어낸다. 의식하지 못한 것을 찾아내고 성공한 경험을 강화하는 예외질문, 원하는 것을 시각화하고 실현하도록 하는 기적 질문,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객관적 성찰을 돕는 관계성 질문, 1과 10 사이의 수치로 표현하는 척도 질문 등이 있다.

 

*

 

해당 에세이 시리즈의 마지막 화는 아트인사이트 내 익명의 에디터와 직접 만나 가족 상담소 인터뷰를 함께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1화부터 5화까지 소개했던 가족 치료 이론을 바탕으로, 해당 에디터가 경험하는 문제를 나누고 해결방법을 찾는 시간을 함께했다.

 

이번 셀프 큐레이션 특집을 통해 독자분들이 일상의 사소한 문제부터 중대한 고민까지 가족치료의 다양한 시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를 바라본다.

 

 

[신지예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9.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