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중요한 과거의 흔적

글 입력 2024.09.2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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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중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까? 많은 이가 현재와 미래를 택하지 않을까. ‘과거에 연연해 마라’, ‘뒤돌아보지 말아라’, ‘지난 것은 잊고 지금에 집중하라’ 등 과거는 잊어야 하고 지워야 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렇게 인식하는 것이 맞는가 고민했다. 그리 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답은 금세 도출되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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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거의 소리

[Opinion] 우리의 슬픔은 달래져야만 한다고 말해주는 당신 [음악]


 

프루스트 현상. 냄새를 통해 과거의 일을 기억해 내는 현상.

 

이것이 비단 냄새, 후각에 한해서 유효한 현상일까? 때로 나의 기억은 소리로 인한 자극으로 되살아나기도 한다. 프루스트 현상이 냄새가 아니라 소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시간이 끝났고 일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그 끝을 정리하고 집에 돌아와 뻗어 누운 채 들었던 첫 곡은 ‘소로 小路’였다. 당시 기준 발매된 지 2개월은 지난 노래였다. [소로 小路] 앨범 속 동명의 수록곡 ‘소로 小路’. 힘들었던 기간이었지만 성공적이었고 모든 일이 끝나 행복했다. 하지만 눈물이 흘렀다. 기쁜데 눈물이 나는 순간이었다.

 

[Opinion] 우리의 슬픔은 달래져야만 한다고 말해주는 당신 [음악] 中

 

 

‘소로’에 박힌 기억은 워낙 강렬했다. 모든 일이 끝난 후에 찾아온 시간이 눈물로 메워졌다. 후련함과 자유로움 뒤로 밀려오는 고통과 외로움, 그를 달래던 목소리, 푹신한 침대와 전등을 켜지 않은 방 천장, 대충 드러누운 자세, 마를 틈 없이 흘러 귓가를 적시던 눈물까지 모두 생생하다.


‘소로’를 들으면 어김없이 3년 전 겨울로 돌아가게 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소로’를 찾는다. 고통과 외로움이 밀려올 때나 마를 틈 없이 눈물을 흘리고 싶을 때, 나는 ‘소로’를 재생한다. ‘소로’가 건네는 위로에 침대에 누워 고요히 눈물을 흘리면 모든 것이 괜찮아진다. 밀려오는 그 무엇에도 침잠하지 않을 수 있다. ‘소로’는 위로의 소리를 가진 음악이다.


 

 

2. 과거의 기억

[Opinion] 짧은 인생, 좋게만 살다 가기를.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인 말이 뇌리에 박혀 시간이 흘러도 또렷이 기억할 수 있을까? 여러 콘텐츠 속 절절한 서사를 위해 활용되는 것으로 많이 접했다. 그것이 어떠한 느낌일지, 어떤 감정을 수반하는지 몰랐다. 5년 전 친구의 한마디로 연극을 보게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특별하게 잊지 못하는 기억 덕분에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관람하게 되었다. 한창 누군가를 사랑하는 동시에 미워하는 감정에 몰두했을 때였다. ‘짧은 인생 좋게만 살다 가기를‘, 그 감정에 얽매이지 말라는 조언이자 짧지만 강한 위로였다. 아이러니한 작품이었다. 권선징악의 상황이 펼쳐지는데도 어딘가 잘못됐다는 감각이 지워지지 않았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통쾌한 복수를 그려내는 이야기가 아니다. 죽음에 또 다른 죽음으로 갚았지만, 종국에는 이 복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끊어지지 않는 고리에 갇혀 불행한 삶을 살지 말고 짧은 인생을 좋게만 살다 가라고 조언한다.

 

[Opinion] 짧은 인생, 좋게만 살다 가기를.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힘에 부칠 때는 조씨고아를 관람했던 그때를 생각한다. 그 텅 빈 마음으로 스미던 위로의 말을 기억해 낸다. 과거의 찰나로 현재에서 위로받는 작품을 만나게 되었고, 그 현재는 다시금 과거가 되어 든든한 기억으로 남았다.

 

 


3. 과거의 기록

[Opinion] 빛을 되찾은 날로부터 [문화 전반]


 

기록으로만 알 수 있는 과거가 있다. 직접 겪지 못하고 주변에서도 경험담 따위를 들을 수 없는, 조금은 먼 과거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나 오래도록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다. 100년도 채 되지 않은 과거의 기록, 우리가 기억해야 할 그때를 다시금 상기한다.


 

그 시간은 잊히지 않아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가 그 의무에 일정 부분 도움을 주고 있다. 웹툰 ‘고래별’처럼 내용 자체를 통해 과거를 기억할 수 있고, 영화 ‘영웅’처럼 관련 콘텐츠를 조금 더 기능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우리가 되찾은 빛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앞으로도 콘텐츠의 힘을 빌릴 수 있길 기원한다.

 

[Opinion] 빛을 되찾은 날로부터 [문화 전반] 

 

 

직접 경험하지 못했기에 당시 발생한 사건을 자세히 알거나 그것을 겪은 이들의 감정과 고통을 감히 헤아린다고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콘텐츠의 힘을 빌렸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그날의 사건과 감정을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한 콘텐츠다. 지속해서 이어가기 위해 콘텐츠는 계속 생산될 것이다. 그리고 그 콘텐츠의 힘을 알리기 위한 글 역시 계속해서 쓰일 것이다.


*


이처럼 과거는 중요하다. 과거의 소리와 기억, 기록은 더욱 행복한 현재를 만든다. 반짝이는 현재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거의 흔적을 돌아본다. 그 흔적을 글로 남겨 과거를 기억한다.

 

 

[박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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